시적인 순간에 뱉어내는 노래, 시작(詩作)

     
권혁주 

수건이 없다

수건이 없다

오늘도 아내는 딸과 함께 처갓집에서 잔다고 했다
난 괜찮으니까 공부 열심히 하고 이따가 전화할께
베란다에서 수건 하나만 챙겨 샤워를 마치고
어서 나도 집 밖으로 나서려 했다

신발장 앞에 벗어놓은 귀마개와 신발
몇 안되는 장난감이 흐트러진 거실
Happy tree 앞에 헝클어진 이불
화장실 앞에 던져진 만화책 두 권

문득 남은 수건과 옷가지가 마음에 걸려 마루에 앉았다
뽀롱뽀롱이 나오던 티비를 등지고 옷을 게기 시작한다
수건부터 차곡차곡 그리고 헐거운 내 속옷을 접어간다
익숙치 않은 아기옷도 크기별로 하나씩 정리한다
이렇게 예쁜 옷을 입고 있었는데도 미처 몰랐구나
미안한 마음과 그리움이 돌연 눈물이 되어 쏟아진다

2011.1.6


   쏟아진 별빛

권혁주

   한 줌의 나비

권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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