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연한 노래

시적인 순간에 뱉어내는 노래, 시작(詩作)


	암연

봄볕

봄볕

봄볕은 살결 위에 바람이 되고
벚꽃은 옷 속의 살결로 미끄러지고
비록 자신의 죽음을 알리고자 죽음으로 피어내는 한 줌의 꽃이건만
그 자태는 충분히 아름다워 파멸을 고하는 그대 모습 숭고하다
봄볕, 햇빛이 스며드는 내음
꽃이 숨쉬는 미세한 울림은 같은 주기로 내 호흡과 공명하고
그 공명 위에 울림은 작은 입자가 되어 벚꽃의 살결을 어루만진다
여인의 살결처럼 살풋 드러내는 그 도도함
사진을 찍어두자
입방체의 사진을
위로는 뚫린 하늘
앞으로는 널린 봄
뒤로는 다시올 사랑
왼쪽으로는 생그런 수다들
오른쪽으로는 새싹을 끄는 유모차
아래로는 외로운 자유
찰-칵! 철커덕!

2003.4.6 am11:23
아시아선수촌 공원에서


	외로운 자유	암연


	뱉어내는 노래	암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