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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현재와 미래(월간 저작권문화 3월호)
권혁주02-18 02:06 | HIT : 2,380 | VOTE : 75
"웹툰, 이제는 문화적으로 성숙해야"

불과 10년 전에는 “웹툰”이란 단어가 낯설었다. 당시에는 PC만화, 디지털만화, 인터넷카툰 등등 다양한 합성어가 중구난방으로 등장했었다. 그 와중에 <다음>이 웹툰의 포맷을 만들었고, 후발주자였던 <네이버>가 웹툰의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오늘날 “웹툰”이란 단어가 대중들에게 각인되었다. 물론 그 이후에도 앱툰, 스마트툰, K-코믹스 등과 같은 새로운 합성어가 등장하고 있지만 디지털 기반의 온라인 만화는 “웹툰”으로 통칭하는 흐름이다. 언제부터인가 “웹툰이 대세”라는 말이 자주 들리더니,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에는 확실히 웹툰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 같다. 이 시점에서 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웹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간략하게 논해보고자 한다.

만약 누군가 웹툰의 인기비결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새로움”이라 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이 시간에도 새로운 웹툰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웹툰에선 스타작가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웹툰이 서바이벌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네이버 웹툰의 경우에는 도전만화, 베스트도전 그리고 정식웹툰 세 개의 필드가 존재한다. 도전만화는 누구나 자신의 웹툰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고, 거기서 선별된 작품이 베스트도전에 올라가고, 베스트도전에서 다시 선발된 작품이 정식으로 연재되는 시스템이다. 과거 잡지만화에서 만화가 데뷔여부를 결정하는 주체가 "편집자"였다면, 웹툰에서는 “독자”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것은 지금의 웹툰과 과거 잡지만화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며, 동시에 웹툰이 끊임없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웹툰의 인기가 상승함에 따라서 웹툰작가의 위상도 나날이 달라지고 있다. 그런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웹툰작가의 수입이 얼마인지 궁금해 한다. 작가의 수입원이 원고료 뿐만 아니라 유료화수익, 광고수익배분(PPS), 저작권료 등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다수의 작가들이 수입의 80% 이상을 원고료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웹툰작가들이 느끼는 문제점은 언젠가는 자신이 연재할 매체 즉, 포털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공포심이 가장 크다. 물론 포털 담당자들은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호언하지만, 그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방심위 사건 이후에 우리는 야후 웹툰이 사라지는 것으로 목격하지 않았던가!

웹툰 업계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오에스엠유(OSMU)” 소위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라는 개념이었다. 하나의 창작물로 영화, 드라마, 게임, 뮤지컬 등등 “멀티유즈”가 가능하다니 얼핏 매력적인 말처럼 들리지만, “원소스”를 창작하는 작가 입장에서는 희망고문과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해서 OSMU 속에는 “멀티유즈”에 대한 달콤한 환상만 강조할 뿐, “원소스”에 대한 철학이 없다. 웹툰이 실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멀티유즈”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신 “원소스” 즉 웹툰이 포털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 구조를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웹툰이 게임화되지 않아도, 영화화되지 않아도,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어 팔지 않아도 자생할 수 있는 선순환 산업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시급하다. 그런 의미에서 웹툰 유료화 수익모델에 좀 더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처음부터 유료화 모델을 기초로 시작한 <레진코믹스>도 성공도 더욱 주목받아야 한다.  

더 나아가, 이제는 웹툰을 단순히 산업으로서가 아니라 문화로서 향유될 수 있어야 한다. 산업의 덕목이 “생산성”이라면, 문화의 덕목은 “다양성”이다. 웹툰이 보다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독자들에 의해서만 선택되는 서바이벌 방식뿐만 아니라, 만화 전문가들에 의해서 선택된 작품들도 소개될 수 있는 시스템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웹툰 리뷰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에이코믹스> 같은 움직임에도 세심한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만화가들이 직접 진행하는 만화방송 <웹툰라디오>와 독자들이 직접 웹툰을 소개하는 <솜직구>와 <웹투니스타> 같은 팟캐스트에도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웹툰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호들갑을 떤다. 출판만화는 몰라도 웹툰은 한국이 미국과 일본보다도 앞서고 있다고 말한다. 허나 이런 주장은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한국의 웹툰이 세계적으로 앞선 모델이란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한국의 출판만화시장이 붕괴되어 웹툰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현실적인 배경을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 결국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기존의 만화시장이 견고했기 때문에 굳이 무료로 배포하는 웹툰에 시선을 돌릴 필요가 없었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했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이다. 그네들 눈에는 웹툰을 먼저 무료로 배포해놓고 수익모델을 고민하고 있는 우리네 모습이 선뜻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지금 한국의 웹툰을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네들은 지켜보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지금 우리들의 선택은 가장 앞선 선택이 될 것이며, 지금 우리들의 행동은 그네들에게는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다. 현재 웹툰에 관해서는 참고할 수 있는 해외사례가 없다. 우리들의 사례가 앞으로 그네들이 참고하게 될 해외사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웹툰 선진국(先進國)으로서 문화적으로 좀 더 성숙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 글 : 권혁주 (만화가)
월간 『저작권 문화』3월호 게재
http://www.iopinion.kr/ebook/201403/ebook.html?page=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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