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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쁜 도시, 공주
권혁주05-20 22:53 | HIT : 32 | VOTE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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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쁜 도시, 공주"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언제나 여행을 떠납니다. 익숙한 일상을 벗어난 모험 속에서 동료를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정적을 만나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그런 후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이전과는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성장합니다. 여행은 내 삶에 작은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을 만난 후에 집에 돌아오면 기분전환이 되는 것도 내 안에 들키고 싶은 비밀 하나가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나를 조금 더 나답게 만들어주는 이야기와도 같습니다.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가면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뿌듯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막상 보니까 “별 거 없더라”라는 실망감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때로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만남이나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이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고 싶은 여행지는 충청남도 공주입니다. 흔히 ‘공주’라고 하면 ‘무령왕릉’이나 ‘공주산성’과 같은 백제의 문화유적지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그 지역의 역사적인 배경이 여행을 즐겁게 만들어주진 않습니다. 오히려 당장 내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이나 골목길, 즐비한 가게와 잠시 쉴 수 있는 카페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공주는 금강을 중심으로 원도심과 신도심으로 나뉘는데 개인적으로는 공주산성이 있는 원도심 지역을 좋아합니다. 공주 원도심에는 아파트 단지나 높은 빌딩이 없고 전체적으로 나지막한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습니다. 오래된 동네에서만 볼 수 있는 가게들도 많고, 새롭게 만들어진 카페와 식당들도 적절하게 어우러진 모습이 단아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제민천을 따라서 길을 걷다보면 골목골목마다 재미있는 가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라는 <풀꽃> 시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거리도 이곳에 있습니다. 골목을 따라 걷다보면 아기자기한 정원이 보이는 오래된 한옥집이 하나 있는데 바로 ‘루치아의 뜰’이란 카페입니다. 카페 안에서 밀크티 한 잔과 스콘을 먹고 있으면 고즈넉한 기분에 빠져듭니다. 혹시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공주에 오실 때 간식을 챙겨 오시길 추천 드립니다. 곳곳에 고양이들이 낮잠을 즐기며 그루밍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가을에 공주를 찾게 되시는 분이라면 백제문화제 기간에 오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공주시와 부여군에서 개최되는 역사문화축제인데 꽤 오래된 축제라 그런지 볼거리가 상당하고 먹거리도 많아 가족단위로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좋습니다. 돌아가시는 길에는 산성시장에 있는 떡집에 들려 알밤모찌 몇 개 사들고 가시면 후회 없으실 겁니다.

공주는 주변에 있는 청주나 대전에 비해 교통이 좋지 않아 다소 외진 곳이라는 인상이 있지만 오랜 역사적 전통과 교육에 진심인 동네라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도시입니다. 막상 무령왕릉이나 석장리 같은 명승지는 “별거 없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집에 돌아가 알밤모찌 하나 먹으면서 인스타에 올릴 사진을 고르다보면 유사 일본에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 글 : 권혁주 2022.5.20
<속삭이는 여행지도> 청탁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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